아들의 별명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8-02-14 17:31

조회수 3,201

24일인 금요일부터 이미 추석연휴가 시작되었다.
거리의 움직임이 다르다.
어린아이처럼 설레여서 밤을 지새우며 25일을 기다렸다.
그것은 군대간 아들이 4박 5일 휴가를 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린 아들이 현관에 들어섰다.
내가 안아 주겠다고 두 팔을 활짝 벌렸더니 나에게 안기우기는커녕
오히려 나를 덥석 안아준다.
10kg이상 빠진 아들의 등을 어루만지며 그리웠던 아들을 맞이했다.
군복을 벗고 츄리닝으로 갈아입는데  아들의 다리가 빨갛게 쓸려 있다.
“여기가 왜 그러니?”
“엄마! 걱정마세요. 네가 진정 그리스도인이야! 라고 공인된 표예요.”
“뭐? 그리스도인 표?”

이번 유격훈련을 받기 위해 일주일 동안 다른 곳으로 이동했어요.
그 곳에서 샤워를 하고 나서 보니 내 츄리닝이 없어졌어요.
위 옷은 번호와 이름이 쓰여 있어서 그런지 없어졌다가 다시 돌아왔는데
바지는 누군가 훔쳐 간 거에요.
누군가 옷을 잃어버리면 계속 다른 생도들의 옷을 훔치는 행위가 이어져요.
나도 다른 생도들처럼 옷을 훔쳐서 내 관물을 채워 놓을 것인가?
저는 그 일로 기도해 보았어요.
기도의 답변은 당연히 훔치지 말아야 한다고 일러 주셨지요.
그래서 저는 일주일동안 땀으로 젖어 있는 군복바지 하나만을  입고 견뎠어요.
츄리닝을 입으면 운동화를 신어도 되지만
군복 바지를 입으면 항상 군화를 갖추어 신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다른 생도의 츄리닝을 훔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었지요
훈련생 전원이 내가 그리스도인인 줄 알고 있는데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하잖아요.
첫 날은 다른 생도들이 나에게 와서
“너도 옷 하나 훔쳐! 군대에선 그것이 법이야.
일주일을 츄리닝으로 갈아 입지 못하고 군복을 입고 지내면
너 살갗이 다 까질거야. 군대에선 훔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바보야!. 라고
저에게 훔칠 것을 종용 했지요.
그러나 어머니!
내가 훔치면 옷을 잃어버린 다른 생도가 또 훔칠 것이고
훔치는 행위가 계속 될 것이 아니겠어요?
부정하고 더러운 행위를 모든 생도들이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고
그 행위가 정당하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이라
그 행위가 계속 되는 것을 어찌하든지 내 선에서 막아야 하잖아요.
처음 이 삼일은 저를 조롱하고 손가락질 하는 훈련병들이 많았어요.
그들의 야유하는 소리와 눈길을 제가 따갑게 받았지요.
그러나 하나님의 법은 정결하고 완전하지요.
일주일 내내 땀에 찌든 뻣뻣한 군복 바지 하나로 지내는 나에게 다가와
생도들이 무어라고 말했는 줄 아세요?
“네가 진짜 그리스도인이야!
네가 진짜 하나님 믿는 사람이야!
우리들은 과연 네가 어떻게 할 것인가? 일주일 내내 지켜보았어!
너를 존경하고 네가 믿는 하나님을 존경해!“ 라고 하더군요.
어머니! 나는 500명이 넘는 그 생도들이 내 앞에서 숙연해지는 얼굴을 보았어요.
그들 중에 나의 상처에 바르라고 연고를 가지고 오는 사람도 있었고
부대에 도착하자마자 츄리닝을 사다 준 생도도 있어요.
2,000명이 넘는 생도들이 나에게 붙혀 준 별명이
“너는 진짜 그리스도인!”이예요.

나는 일주일동안
군복 바지 하나로 지내느라 살갗이 다 짓무른 아들의 다리 때문에 눈물이 났고
지킬 수 없는 중에 주님의 말씀대로 살고자 했던 아들의 신앙이 자랑스러워 눈물이 났다.
아들의 다리에 연고를 발라주면서 “너는 진짜 그리스도인이야! 잘했다! 내 아들!”
그 때 남편과 눈이 마주 쳤는데 아니 남편도 나처럼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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