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부인한 전도사
 김수철  04-10 | VIEW : 2,423
1985_(30).jpg (10.4 KB), Down : 149


  예수님을 세 번씩 부인한 베드로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예수님을 세 번 씩 부인했다. 내가 베드로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역시 나도 주님을 부인했을 것이다.  나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도 않았던 때에 내 자신을 부인한 일이 있기 때문이다.  

  주안중앙교회에서 담임전도사로 일할 때 금요일로 기억이 된다. 길에서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서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식사하다가 동창들이 주는 맥주 한잔을 받아 마시고 얼굴이 빨게 졌다. 선천적으로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므로 평소에 술을 먹지 못했다.

  친구들과 헤어진 뒤 들고 나온 주보를 복사하기 위해 제물포역 뒤편에 있는 복사집을 찾았다. 그런데 복사집 주인이 나를 알고 있는 모교회 집사님이었다.  그는 나에게 “혹시 김수철씨가 아닌가요?” 하고 물었다. 나는 엉겁결에 아니라고 부인했다.  술 한잔에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지금 복사기에서 복사되어 나오는  주보에는 담임전도사 이름이 버젓이 ‘김수철’ 이라고 나오고 있는데  본인이 그 자리에 서 있으면서 나를 부인한 것이다. 내가 술 한잔에 이렇게 비겁해 졌는가를 생각하면 지금도 낯이 뜨거워진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 중에는 전혀 티가 나지 않는 사람도 있고 나처럼 한 잔에 티가 나는 사람도 있는데 한 잔만 먹어도 마치 큰 죄를 지은 사람인 것처럼 당당하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비참했다.  그리고 술 한잔만 먹어도 죄인 취급하는 한국 교회의 분위기가 심히 못마땅한 것도 있었다.

   술 한잔에 내 자신을 부인한 나를  아직도 이해할수 없다. 그러나 예수님을 세 번씩 부인한 베드로는 이해할 수가 있다.    

  

 LIST  MODIFY  DELETE   
29   We Love You  김수철 04-28 4298
28   그들의 언어로 전한 복음  김수철 04-28 3270
27   거리의 찬양단  김수철 04-28 2379
26   다운타운의 밤을 더욱 어둡게 하는 흑인 홈리스들  김수철 04-28 2247
25   가족들과 함께 하는 사역  김수철 04-28 2479
24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는 분  김수철 04-10 2435
23   신고식  김수철 04-10 1998
22   홈리스 사역 첫 날  김수철 04-10 2167
21   뜻 밖의 만남  김수철 04-10 2325
20   공부하는 목회자  김수철 04-10 2254
19   기도외에는  김수철 04-10 2467
18   소문을 듣고  김수철 04-10 1884
17   노숙자 이씨  김수철 04-10 2374
16   나를 바라보라  김수철 04-10 1960
  나를 부인한 전도사  김수철 04-10 2423
14   빚 대신 갚아줍니다  김수철 04-10 2420
13   줄이 끈어진 연이 되어 하늘을 날다.  김수철 04-09 1954
12   신혼여행  김수철 04-09 2636
11   내 이름이 없다면  김수철 04-09 2274
10   담배 피는 신학생  김수철 04-09 4033
1 [2] SEARCH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