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 끈어진 연이 되어 하늘을 날다.
 김수철  04-09 | VIEW :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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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대학 4학년 말 졸업시험을 치루게 되었다.  마지막 과목 치루는 날에 교인 한 분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장례식과 졸업 시험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했다. 내가 비록 학생 전도사 신분이지만 담임 목회자이니 당연히 장례식에 가야했다.

  그렇다면 졸업시험은 깨끗히 포기해야 헸는데 이번에 졸업 시험을 패스하지 못하면 졸업이 일년이 늦어진다는 생각만 하고 친구에게 대리 시험을 봐 달라고 부탁했다. 나에게 유익이 있다고 친구에게 못할 짓을 시킨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어두움에서 빛으로 인도해야 할 신학도들이 어두움의 일을 일삼았으니 그 일이 불꽃같은 하나님의 눈길에서 어찌 눈감아 질 수 가 있겠는가?  

  친구는 내 대신 대리 시험을 보다가 발각이 났다. 그래서 친구와 나는 6개월간 정학을 받고 근신을 명령 받았다. 만약 내가 성도님의 장례식을 우선으로 하기 위해서 졸업 시험을 얼마든지 포기 했더라면 주님은 나를 위해 분명히 일해 주셨을 것이다. 주님께 기도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내 방법대로 날기 시작했다. 마치 줄이 끊어진 연이 된 것도 모르고 마냥 하늘을 날아 오르고 있었다.

  대리 시험을 보게 하다가 발각 되어 친구도 나도 졸업을 못하고 학교로 부터 정학 징계를 받으면서 더 이상 옥천에서 서울까지 통학을 한다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것은 핑계에 불과 했고 나도 이젠 시골 목회를 접고 서울에서 목회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컷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생각이 마음에서 불일듯 할 즈음 서울에서 개척교회를 하고 있는 친구가 교회를 교환해서 목회를 하자고 제의해 왔다. 즉 내가 목회하고 있는 옥천중앙교회는 친구가 맡기로 하고 친구가 맡고 있는 서울 화곡동 교회를 내가 맡기로 한 것이다. 교회는 주님이 피로 세우시는 곳이고 그 곳에 종들도 주님이 세우시는 것인데 나는 그 때 새로운 임지로 떠나야 되는지 그 곳에 그대로 남아야 하는지 주님께 깊이 기도조차 안했다.

  그저 미리 현지를 답사해 보니 도시 목회는 적막한 시골 목회보다 무언가 활기있고 나의 비젼대로 움직여 줄 것 같은 것에 끌렸다. 그래서 그 친구의 제의를 나도 혼쾌히 받아들여 내 마음대로 교회를 맞 바꾼 것이다.  그러나 정작 서울 화곡동 임지에 와보니 교인은 하나도 없고 교회 월세는 23만원에 보증금도 100 여 만원이 채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3개월만에 교회를 그만두고 인천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친구의 말만 믿고 주님의 교회를 내 마음대로 한 것이 큰  잘못이었다.

  인천으로 내려와 큰 누님과 아내의 도움으로 음악학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회 성가대 지휘자로 일하면서 평일에는 시립합창단엘 나가 유급 단원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주님의 종이 목회 임지를 잃은 것은 곧 생명을 잃는 것과 다름이 없다. 주님과 끈이 끊어져 내 멋대로 날아오른 하늘은  나를 그 모습 그대로 땅바닥에 곤두박질 치게 했다.

  그 후 친구가 맡고 있던 주안중앙교회 담임전도사로 가게 되었다. 그 교회는 인천 수봉 공원 밑에 위치하고 있었고 생활이 어려운 도시 빈민 들의  교회 였다.  나는 5 년 간 생활이 어려운 교인들을 묵묵히 섬기며 목회 하였다. 그 교회에서 일하던 중 목사안수를 받게 되었다.  교회 성도들은 노동을 해서 근근히 먹고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 선교원을 운영하다가 교회교육관에 유치원 인가를 냈다. 이름은 예쁜 유치원이었다.  교인들과 주변에 맞벌이 부부가 많았으므로 우리는 오후에도 아이들을 돌봐야 했다.  교인 중에는 술 주정으로 남편에게 매 맞고 사는 부인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지만 애써 부엌에서 넘어졌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매 맞는 부인들이 상담을 해 오면 참고 살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만 말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삶이 고단한 교인들이 많은 교회였지만 5년간 그들을 돌보며 아픔을 함께 나누었던 도시 빈민 교회였던 주안중앙교회! 나서는 것을 좋아하는 내가 흙속에 파묻히는 것 같은 기간이었지만 주님은 그 기간동안 주님과 나 사이에 끊어진 줄을 다시  이어 주시고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변함없이 공급하고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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